준의 입안에서 울려나온 소리에 늙은 사제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나 

 준은 자기가 낸 소리를 듣지 못했다 

 실망은 준의 일만은 아니었다 마리나와 아폴로도 늙은 사제의 말을 듣는 

 순간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어졌다 간신히 견디고 있던 피로도 갑자기 몇

 배는 더 심한 것이 되어 온몸을 짓눌렀다

 잠시 후 준이 굳은 얼굴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림자회 사제들을 바라

 보며 말했다

 웬만하면 하룻쯤 편히 쉬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안되겠네 일을 빨리 처 

 리해야겠어

 유밀이 핼쑥한 얼굴로 물었다

 그거 설마 지금 당장 마법사 찾으러 나서자는 얘기는 아니겠죠 

 바로 맞췄네

 흐엑 

 유밀 제롬 나보코프 이렇게 셋이 나하고 같이 가지 나보코프 자네는 

 아직 상처가 낫지 않았지만 알츠 출신이니 어쩔 수 없네 수고해주게

 지명된 이들은 나보코프 외에는 둘 다 지난번 싸움에서 다치지 않은 이들

 이었다 그들 셋의 얼굴이 일제히 일그러졌다 그러나 준은 엄숙한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그런 얼굴들 하지 말게 주께서도 우리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바라실 

 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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