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하리' 8월 15일까지 샤롯데씨어터마가레타 엄마·댄서 등 캐릭터 연기[데일리안 = 박정선 기자]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EMK뮤지컬컴퍼니뮤지컬 배우 장여진은 2017년 뮤지컬 ‘영웅’으로 데뷔해 ‘지킬앤하이드’ ‘모차르트!’ 등을 거쳐 ‘마타하리’까지 출연하면서 앙상블로서 작은 역할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 모든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순식간에 바뀌는 캐릭터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마가레타의 엄마, 댄서, 파리 여인, 독일군, 독일 여자, 수녀 등 수많은 캐릭터로 무대에 선다. 무엇보다 그는 각 캐릭터들이 가진 특색을 세심하게 찾아내 각각의 캐릭터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한다. 수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장여진의 모습을 보면서도 ‘한 사람이 연기한다’는 걸 전혀 느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현재 ‘마타하리’와 함께 하고 있는데요, 작품과는 어떻게 인연이 됐나요?‘마타하리’ 재연 때일 겁니다. 넘버들이 주는 흥미와 옥주현 배우님의 마타하리를 보고 매력에 빠져들게 됐죠. 그래서 세 번째 시즌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주저 없이 오디션에 지원했던 것 같아요.-오디션 당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을까요? 혹은 합격한 이후의 일화도 좋고요. 합격했을 때 두말할 것 없이 ‘말.잇.못’이었죠! 좋아하는 작품에 합류할 수 있어 기뻤고 행복하게 연습하고 공연할 수 있었습니다. 배우들과의 호흡도 그렇고요. ‘이런 배우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 순간이 행복해요. 멈추지 않는 열정, 화합, 성품, 실력 뭐하나 빠지지 않는 배우들이죠.-작품에서 엄마, 댄서 역할 등을 맡고 있어요. 마타하리의 어린 시절, 마가레타의 엄마는 그녀가 남들과는 다른 튀는 행동과 그런 딸의 모습을 더 부추기는 남편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심정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또 마타하리의 공연에서 댄서는 화려한 의상과 함께 벨리댄스의 매혹적인 안무를 표현 할 수 있어 매우 흥미로운 캐릭터고요.-이외에도 또 어떤 역할들로 출연하고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1막 ‘춤을 시작해’에서는 댄서, ‘마지막 춤을’에서는 파리여인으로 등장합니다. 2막 ‘누구와 rep’에서는 남편을 전쟁에 보낸 파리여인, 전쟁씬의 독일군, ‘스파이를 찾아’ 독일 여자, ‘내 길은 하나’에서는 마타하리가 아르망을 향해 가는 기차 내 승객, ‘또 한 명’과 ‘평범한 일상’에서 수녀, ‘소문난 이름rep.’ ‘스파이를 찾아 rep.’에선 파리여자, 재판장에서 마타하리를 질타하는 장면까지 다양한 역할로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습니다.-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맡고 있는데,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도 있을 것 같아요. 굴곡 있는 마타하리의 일생을 더욱 각인시키기 위해 각 씬에서 전하고자 하는 분위기와 가사 전달 또는 제스처들을 분석하여 흥미와 감동을 관객분들에게 보여드려 노력했습니다. 모든 캐릭터에 애착이 있어 한 가지만 꼽기는 아무래도 너무 어렵네요(웃음).-작품에 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본인만의 기준이나 신념, 소신 등이 있다면요? 씬 마다 등장하는 각각 캐릭터의 특색을 살려 동일인물의 느낌을 주지 않으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마타하리의 댄서로 등장한 것을 그 누구도 모르게 말이죠.-작품에서 가장 애정하는 넘버(혹은 장면)가 있다면? ‘마지막 순간’이 아닌가 싶어요. 매일 들어도 매 공연마다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앙상블로 참여하면서 어떤 고충들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의상을 바꿔 입는 의상 체인지가 많다는 점? 특히 2막의 경우 의상을 갈아입다보면 어느새 커튼콜이더라고요. 하하.-‘마타하리’라는 작품의 매력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여성적 아름다움이 우아함을 넘어선 카리스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데뷔작이 2017년 ‘영웅’이죠. 맞아요. ‘영웅’은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준 작품이에요. 일제 치하의 한국인들이 힘을 모아 거대한 불합리에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담은 작품입니다. 같은 해에 비슷한 일들도 있어 작품에 더 몰입할 수 있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데뷔작이었습니다.-원래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나요? 사실 전공은 뮤지컬이 아니었어요. 뮤지컬 배우는 목소리가 악기이기 때문에 듣는 이에게 보다 많은 감성을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보컬만이 아닌 연기와 안무를 통해 스토리텔링을 하는 뮤지컬 배우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배우를 꿈꾸게 됐습니다.-혹시 슬럼프는 없었나요? 물론 있었어요. 캐릭터에 대해 ‘나’라는 배우가 표현할 수 있는 한계에 매 순간 부딪히는 것 같아요. 사실 시간과 연습, 경험만이 답이 아닐까 싶어요.-뮤지컬 배우는 언제, 어떤 무대에 오르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평소에도 준비를 꾸준히 해야 하는 직업이기도 하죠. 네, 언제 어디서나 준비된 배우가 되기 위해 체력증진에 항상 신경 쓰고 있습니다.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집중력도 높아져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거든요.-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지점이 있다면? 도전하세요! 뭐든 한 번밖에 없는 삶 타인의 역할을 표현하고 노래와 안무로 극의 감성을 더하고 관객분들의 박수 소리로 힘을 얻고, 참 멋진 직업이지 않나요?-뮤지컬 데뷔 전과 후, 마음가짐에 있어서도 환경도 많은 것들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요. 건강인 것 같습니다. 예전엔 나를 위해 희로애락을 즐겼더라면 이제는 관객분들을 위해 몸을 만들고 건강을 더 챙기는 것 같아요.-장여진 배우에게 무대는 어떤 의미일까요? 살아있음을 느끼는 곳, 노력의 결과물, 희비가 교차하는 곳. 참 묘한 곳인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매력 있지 않나 싶습니다.-‘마타하리’를 비롯해 ‘영웅’ ‘지킬앤하이드’ ‘모차르트!’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셨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하나를 꼽자면? ‘모차르트!’를 꼽고 싶어요. 당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했던 시기인지라 막을 내리는 공연도 많았어요. 진행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사히 공연히 올라가길 간절히 기도하며 매일매일 공연에 임했던 시기라 더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앞으로 꼭 참여해보고 싶은 작품,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도 있을까요? 지금 참여하고 있는 뮤지컬 ‘마타하리’의 ‘안나’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정말 매력 있는 캐릭터라고 느꼈거든요!-배우로서 요즘 가장 흥미를 느끼고 있는 부분도 궁금해요. 뮤지컬의 꽃, 오케스트라 연주자분들과의 합을 맞출 때가 가장 흥미로운 것 같아요. 넘버마다 악기 하나하나가 선사해 주는 포인트가 있는데요, 그 앙상블은 언제나 들어도 멋있는 것 같아요.-배우로서의 목표, 또 장여진으로서의 목표는? 배우로서의 목표는 ‘어느 특정의 대상을 두지 않고 성장을 멈추지 않는 사람이 되자’는 것입니다. 많은 의미가 담겨 있죠(웃음). 한 사람, 장여진으로서의 목표는 제가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읊는 것들이 있는데요. 바로 ‘지치지 않는 꾸준함’ ‘도전’ ‘열정’입니다.